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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저리/Movie, 내 생각

건축학개론을 보고...

건축학개론...

 

 언제부턴가 봐야지, 봐야지 하고선 못봤었는데... 이번 휴가 때 생각이 나서 봤습니다.

 사람들이 수지학개론이라고 할 정도였죠... 수지양이 젊은 날 히로인 역할을 하고 있었고, 이전보다 연기력도 훨씬 많이 좋아졌기에 만족할만한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그런데 유령의 연희양 연기는 언제쯤 나아질런지... 휴 =33)

 

 

 

이야기가 길어지면 스포가 심하게 담기게 되니... 그냥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 두 컷만 올려 봅니다.

(사실 스포라고 하기엔 조금 그럴 정도로 평이한 스토리이긴 합니다.)

 

 

 

 어린날 승민이가 재욱 선배 차를 얻어타고 가면서 서연과 재욱이 하는 얘기를 듣다가 민망해서 차에서 바로 내리죠. 그리고 집에 가서 내던졌던 GEUSS 티셔츠... 그리고, 훗날 승민이 어머니 걱정에 미국 가기를 망설이며 얘기할 때... 어머니는 핀잔을 주며 냉장고를 열고, 거기선 옛날처럼 가득찬 냉장고에서 무언가 떨어집니다. 그때 어머니가 비닐봉투를 쫘맬 때 보인 장면... 그때 내던진 짝퉁 티셔츠를 지금까지 입고 계신 어머니...

 

 

 그걸 보고 집 앞에 앉아 담배를 태우다가... 자신이 어렸을 때 차서 벌어진 대문을 보고 손으로 펴보려다가 흘리는 눈물... 이 장면을 보면서... 앞 장면에서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오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속으로 '나도 저런 적 수 없이 많았는데...'라는 생각에 부모님께 죄송하기도 하구요..

 

 

 

 

 이 장면은... 승민이 떠나며 보낸, 승민과 서연이 눈오는 날 만나기로 한 장소에 서연이 남기고 간 ["전람회" CD와 SONY CD플레이어]를 돌려받는 훗날의 서연...

 여기엔 참 많은 게 담겨 있습니다. 서로 고백하지 못했던 두 어린 남녀 간에... 만나기로 했지만 만나지 못했던 날의 약속, 훗날 집을 지어주기로 했던 계약 도구, 서연이 보존하길 원했던 제주도의 추억들, 그 추억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서연의 아버지, 그리고 옛날 CDP를 듣고 추억을 회상하는 서연...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는 분이라면 아마 이 영화를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이 꽤 많았을 것 같습니다. 뭐랄까... 상대방이 나에 대해 알아주길 기대하면서 한 많은 실수들, 마음을 전달하지 못하고 놓쳐버린 순간들, 훗날 되새기며 추억할 수 있는 지금까지... 한 동안 잊고 살았던 많은 기억들을 되돌려볼 수 있는 영화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께... 약간의 스포를 포함시킨 점에 사과 드리며, 시간내서 한 번은 볼만한 영화로 추천해 드립니다. ^^